민속이나 전통은 유구한 역사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 속에서 생성·발달한 생활에 밀착한 문화임. 특히 민속문화는 곧 공동체문화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마을을 비롯한 다양한 수준의 공동체를 기반으로 전승되어 왔음.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오래된 미래』에서 암시하고 있듯이, 공동체 미래에 대한 전망은 단순히 신기술의 도입이나 표준화된 지식 교육에 의해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님. 지역 공동체문화 전통의 적절한 활용은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의 활성화나 현실문제 해결에 핵심적 수단이 될 수 있음.
민속학은 농촌의 전통이나 민속을 탐구해 나가는 과정에서, 지역에 대한 다양한 문화적 지식을 축적해 왔음. 이렇게 축적된 민속학적 연구 성과는 단순히 지역의 과거를 이해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현재 지역 공동체가 처한 다양한 현실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적 지식으로 활용될 수 있음. 본 교육연구팀은 고령화·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소멸위기에 처한 지역 공동체의 현실문제를 문화적 연구를 통해 파악하려 함. 이를 바탕으로 공동체문화에 기반한 창조적이며 대안적 해결방식을 갖춘 인재양성을 교육과정을 통해 구현할 것임.
현대 한국사회에서 마을과 같은 지역 공동체는 결코 ‘농민’, ‘민속’, ‘전통’과 같은 단일한 이미지나 균질적인 시공간으로 해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님. 오히려 지역 공동체의 위치는 세계화의 동력, 국가 권력의 정책적 관심과 실현, 자본의 작동방식 그리고 그에 조응하는 지역 주민 등의 복잡다단한 상호관계 속에서 역동적으로 구성되는 시공간으로 이해될 수 있음. 한편, 이미 소멸 위기까지 공공연히 언급될 정도로 쇠퇴해 가고 있는 농촌이지만, 그 안에는 분명 위기에 대한 새로운 움직임과 대응의 모습이 뚜렷하게 포착되고 있음. 본 교육연구팀은 이와 같은 시도의 이념적·실천적 개념으로 ‘공동체문화’가 강조되고 있음을 주목함.
한국사회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역 공동체 붕괴라는 현실문제에 대한 사회·문화적 접근과 연구는 당위적이며, 피상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음. 한편, 민속의 전승 기반으로 존재하는 지역 공동체의 붕괴는 ‘민속학’ 자체의 존립 근거나 정체성에 대한 치명적인 문제 제기나 새로운 방향에 대한 고민으로 다가옴. 사회적 환경변화나 지식사회의 인식전환은 마을 공동체의 민속을 주된 연구대상으로 하는 민속학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새롭게 추구해야 할 방향을 모색하게 만듦. 본 교육연구팀은 현재 한국 지역 공동체의 현실문제를 적극적으로 민속학의 영역으로 인식·연구할 것임. 이러한 시도는 미래학으로서 새로운 민속학 패러다임의 정립이라는 문제와도 맞물려 있음.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농어촌의 붕괴, 전통적인 마을 공동체의 해체·소멸은 한국사회에 국한한 문제가 아니며, 세계화·산업화·도시화에 따른 범지구적인 현상임. 신자유주의적인 세계화의 가장 큰 병폐와 희생은 농어촌을 중심으로 한 지역 공동체를 중심으로 가시화됨. 특히, 전지구적 수준의 다국적 기업과 거대자본의 압력은 마을 공동체의 소멸과 붕괴를 가속화 함. 본 교육연구팀은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해외 대학 등과 농촌지역에 대한 공동연구와 실천적 연대를 추구할 것임. 이러한 연구와 실천적인 활동은 그 자체로 국제적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으며, 교육연구팀의 학문적 성과를 해외에 알리는 기회로 작용할 것임.
해외 사례의 피상적 소개나 무비판적 이론 수입을 지양함. 외국의 사례나 모델에 대한 비교연구를 통해서 한국적 상황에 대한 해답을 모색할 수 있으며, 반대로 한국적 상황의 연구나 모델이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활용될 수 있음.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해외 학계, 지역 단체 등과 국제적인 수준에서 학문적 그리고 실천적 교류를 추구할 것임. 예를 들면 일본이나 중국의 농어촌 공동체 역시 지역 활성화라는 공통의 목표로 민·관·학의 협력체계가 의욕적으로 구축되는 상황이며, 학문적 연구나 대응 역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본 교육연구팀은 학문적 교류 및 실천적 연대를 두 축으로 민속학이라는 학문적 특성을 고려한 방식의 국제화를 추구할 것임.
민속문예·사회민속·물질문화 등 소멸위기에 처한 농어촌 공동체 민속과 더불어, 노인회관, 주거공동체, 독거노인, 귀농·귀촌인, 다문화가정, 마을/지역 공동체 운동, 지역 NGO, 협동조합운동, 육아공동체 등 새롭게 등장하는 공동체문화에 대한 실증적 접근은 지역 공동체 연구의 지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소멸위기의 지역 공동체 현실문제는 민속학을 비롯한 인문사회학 전분야의 관심 영역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본 교육연구팀의 학문적 주목도와 기여도는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본 교육연구팀의 활동은 지역 공동체문화의 현대적 재해석 및 활용 문제와 관계되기 때문에, 사회적 파급효과 역시 클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자치·자율·호혜·돌봄 등 공동체문화의 가치 재인식이라는 인문학적 비전을 대중을 비롯한 사회 일반에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보다 실용적으로는 영화, 축제, 박물관, 전시, 관광, 스토리텔링 등의 영역에서 문화 자원화와 정보화에 기여할 수 있다. 나아가, 고령화와 인구감소 등으로 인한 지역 공동체 소멸위기라는 현실문제 영역에서, 민속이나 전통, 토착 지식과 지역 문화의 체계적 활용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역 공동체의 현실문제는 중앙·지방 정부의 주요 정책적 관심사이기도 하다. 따라서, 본 교육연구팀의 교육·연구 활동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지역 활성화와 공동체 복원을 위한 정책적 활용 및 민·관·학 협력모델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